시크하고 모던한 바가 떠오르는 어두운 그레이 톤의 집에는 아기가 생겨 이사 온 자현 씨 부부가 살고 있다. 이사 오기 전 맞벌이를 하던 부부에게 집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이었지만, 자현 씨가 육아를 위해 집에 머물면서 시작한 인테리어가 집을 부부의 취향과 스타일이 담긴 곳으로 만들었다. 어린 딸을 키우고 있지만 유아틱한 소품을 늘어놓는 것을 자제한다는 자현 씨는 어두운 컬러의 소품을 이용해 차분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었다. 그녀는 살림과 아이 용품으로 짐이 점점 늘어나는 것에 대비하여 수납공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침실 안쪽의 가벽은 모자와 다른 옷가지들을 걸어놓는 용도로 쓸 뿐만 아니라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오픈 장을 가려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높은 침대를 사용해 아래쪽에 옷 바구니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싱크대가 좁은 부엌에는 직접 짜온 합판으로 만든 가벽에 상부 장과 하부 장을 설치해 수납공간을 두 배로 늘렸다. 활동적인 그녀는 귀여운 딸과 함께 본인도 즐길 수 있고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을 선물할 수 있는 미술 전시회와 가구 박람회에 많이 다니고 있고, 요즘은 재봉에 재미를 느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유쾌한 에너지를 내뿜는 그녀에게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조언을 부탁해 보았다. “남들이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본인만의 그림을 그려보세요. 전문가가 아니어도 도면은 그릴 수 있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 보면 본인만의 스타일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인테리어 전공자로서 하고 싶은 것이 많아 보이는 그녀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는 것이 일 순위에요. 그리고 아기 엄마로 살다 보니 저만의 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잠깐이라도 제게 주어진 시간은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쓰고 싶어요.”

 









 

사진: 여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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